아이 캔 스피크 관람후기 - 꼭 해야되는 말,꼭 들어야하는 말

 

온 동네를 휘저으며 8000건의 민원신고를 넣고다니며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나문희) 새로 발령받은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은 원칙주의 태도로 그녀를 상대하고 두사람은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어느날 우연히 민재가 외국인들과도 어렵지않게 영어를 구사하는걸 본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처음에는 고사했던 민재도 우연치못한 상황에 결국 옥분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된다.

영어를 공부하며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두사람은 점점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가지만 옥분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는데...

 

나문희, 이제훈 주연 스카우트><시라노 연애조작단><열한시>  의 감독으로 알려진 김현석 감독의 신작 아이 캔 스피크는 한국영화 특유의 뻔한 스토리전개와 날림등의 요소는 분명히 있으나 위안부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데 있어서 끝까지 자극적이지 않고 배려있게 다루며 잔잔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데 성공한 영화입니다.

 

 

<아이 캔 스피크>는 감독의 이전작 <스카우트>처럼 무겁고 어두운 역사를 중요한 소재로 사용한 영하입니다.

그러나 이영화는 그 아픈역사를 코미디라는 장르로 포장해 마냥 무겁지않게 관객의 짐을 덜어주며 굉장히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그 역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초반 깐깐한 원칙주의자 민재와 오지랖할머니 옥분의 만남부터 기싸움으로 시작해 초반의 코미디스러운 도입으로 우여곡절끝의 사건을 겪으며 영어를 배우게되면서 두사람의 소통과 서로를 이해하게되는 과정을 담으며 여기까지보면 그냥 평범한 휴먼코미디의 장르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옥분할머니의 비밀이 밝혀지고 영화는 순식간에 새로운 전개로 돌입합니다.

영어를 배울려고 했던 진짜 이유, 하고싶었고 말을 하고 듣고싶었던 말을 듣기위한 옥분할머니의 사투와 주변사람들의 도움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영화는 절대로 감정을 요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관심한 시선을 주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전념합니다.

 

엄마의 무덤앞에서 술을 마시며 하는 혼잣말,친했던 동내주민과의 대화,

그리고 마지막 청문회에서의 증언

그녀의 모든 대사는 지금까지 위안부 할머니들이 주장하고 말했던 말들이었고 영화는 마지막까지 놓지지않고 전달하며 영화로 보여줄수있는 위로까지 잘 보여줍니다.

 

 

이렇게만 보면 좋은영화일수도 있지만 이영화 역시 기본적인 문제점은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후반부를 위해 희생된 초반부의 갈등과 중반까지 툭툭 끊기는 스토리 진행

그리고 몇몇 일방적인 캐릭터들과 후반부 극적인 요소를 위해 무시된 개연성들등

 

한국영화가 가지고있는 신파적인 요소들이 가지고있는 안좋은 부분들역시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때문에 어떤사람들이 보면 그저 평범한 한국식 감성의 신파영화로 비춰질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말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정말 이영화를 좋게 평가할수있는 이유는 아픈역사를 보듬고 위로할려는 의지가 충분히 보였고 그녀들에 대한 위로의 방식역시 매우 잘 보여줬다는게 아닐까 싶네요

 

 

 

어떻게 보면 기존의 한국 휴먼코미디 영화의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있지만 아픈역사를 보듬고 위로하는 배려가 상당히 따뜻한 영화이고 개인적인 김현석 감독 영화중에서 가장 좋은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진작에 열한시같은걸 만들지 말고 이런걸 만들었어야지...))) 

 

여기에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볼만한 요소라고 할수있습니다.

특히 옥분역의 나문희 배우는 올해 한국영화들중에서도 가장 진심이 비춰지는 연기였다고 생각되네요

제가 만약 상을 줄 권한이 있으면 전 당연히 배우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언론시사회에서 이제훈배우가 일본을 겨냥하는 작품을 많이 찍은거같다는 물음에 겨냥이 아닌 진실이라고 얘기했는데

아직도 영화밖에서 진실을 알리려고 하는 수많은 옥분할머니들을 응원합니다.

 

아이캔 스피크 리뷰였습니다.

 

★★★☆